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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택배 일주일만에 그만둔 이유/롯데택배/배송업/택배업/월 500 수입/

by 뽀이의 이야기 202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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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매체에서 택배업 종사자들이 월수입이 상당하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나 또한 이러한 소식을 접해오면서 정말 택배를 하면 고수익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연치 않은 기회가 생겨 택배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택배하는 기사님의 사진
택배업

 

 

 

 

 

 

 

인수인계, 배송구역의 중요성


고수입이 가능할 것 같은 기대감과 욕심,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에게 구역을 인수인계 해주시는 기사님에게 택배를 하면서 여러 가지 애로사항, 노하우 등등 다양한 내용들을 숙지하고 나의 배송구역 지도를 매일같이 보면서 주소도 외웠다. 탑차에 짐을 쌓는 것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익숙지 않았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인수인계 3일 차쯤 기사님과 대화를 통해 혼자 배송을 해보겠다고 하였다. 배송 구역 지리도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고, 옆에서 같이 배송을 해봤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고 도로 한복판에 혼자 나오는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갔다. 마치 바보가 된 마냥 첫 번째 구역부터 헤매기 시작하였고, 급한 마음에 뛰어다니다가 구르마 마저 부러뜨렸다. 마음은 점점 더 급해졌고 배송 중 내가 생각했던 동선마저 다 꼬여버리게 되었다.

배송구역 또한 아파트, 지번, 시장 골목, 관공서 등등 생각보다 엄청 큰 구역이었고, 구역 내 관공서까지 있어서 그런지 동선 짜는 것부터 어려웠다. 관공서 및 시장은 늦어도 오후 3시 안에 배송을 해줘야 된다. 이유는 퇴근시간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퇴근시간 전에 배송을 해줘야 된다. 산복도로에 있는 지번은 집하나 찾는데만 30분 넘게 소비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날씨, 불안증상, 공황장애


하루종일 비를 쫄딱 맞고 배송을 하였다. 배송 중 코피까지 났다. 코피는 멈추지 않았고, 배송 실수를 여러 번 하여 이미 들렀던 곳을  몇 번이나 다시 가는 행동을 하였다. 배송개수는 200여 개... 저녁 9시쯤 끝이 났다.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있었고 정말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배송을 시작하고 첫 구역부터 실수를 하여 동선이 꼬이고 난 뒤부터 자꾸 숨이 안 쉬어지고, 식은땀이 줄줄 났다. 2리터짜리 생수를 3통이나 먹었는데도 목이 타들어갔다. 퇴근을 하고 밥을 먹는데 전혀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가질 않았다. 식은땀은 계속 났다. 먹던 밥은 다 버린 채 물로만 배를 채웠다. 그때부터 심장이 빨리 뛰었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시간은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잠에 들지 못하고 있었고 불안증세는 더 커지고 심장 뛰는 소리가 나의 귀까지 들렸다. 걷잡을 수 없는 불안감에 담배만 계속 태웠다. 손이 덜덜 떨렸다. 결국 잠에 들지 못한 채 아침 7시가 되었다. 난생처음 겪어본 공황장애는 공포 그 자체였다. 나의 목을 누군가 옥죄어오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배송업무를 하고 있는 이미지
택배

 

 

 

 

 

 

결단, 회피, 자괴감


곧바로 있을 배송업무를 무리하게 하다간 정말 큰 사고가 나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지만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누구보다 지금 내 상태는 내가 잘 알기 때문에 내려놓아야만 했다. 결국 새벽에 소장님과 인수인계 기사님에게 정중히 나의 상태를 얘기하고 그날 이후로 택배업을 정리하게 되었다. 자괴감이 파도처럼 몰려왔다. 책임감 하나만큼은 남들보다 크다고 자부했었지만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이번만큼은 잘하고 싶었는데.. 실패다.



 

 

 

 

 

택배를 시작하려고 하시는 분들에게

 


고수입을 바라보고 택배업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 데요. 주의할 점은 쉽게 보고 덤벼들었다가 큰 낭패를 보실 수 있습니다. 처음 배송업을 하는 분들이라면 다시 고민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 들입다. 이미 좋은 구역에서 배송을 오랜 시간동안 하신 분들은 자신만에 노하우를 터득하여 고수익을 올립니다. 하지만 좋은 구역에 배송업무를 배정받을 확률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물론 좋지 않은 구역에서 오래 시간 버티면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겠지만 단기간 내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배송구역으로 가기까지가 너무나 험난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좋은 자리는 잘 안 납니다.

개인적으로 판단하자면 혼자 일하는 걸 좋아하고 일을 할 때 다른 사람의 관섭받는 걸 싫어한다면 택배가 본인에게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자신의 성향이 어떤 성향을 지니고 있는지 잘 생각해보고 하는 것을 추천드리며 이만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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